구생기(俱生起, 산스크리트어: sahaja)는 모든 번뇌를 크게 구생기(俱生起)와 분별기(分別起)로 나눌 때의 구생기를 말한다. 번뇌를 분류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모든 번뇌를 크게 구생기(俱生起)와 분별기(分別起)로 나누는 것은 번뇌가 일어날 때의 그 근거의 유형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이다.
구생기(俱生起)의 한자어 문자 그대로의 뜻은 '태어날 때 갖춘 [번뇌에서] 일어나는'으로, 전생(前生)들에서 스스로 벌어들인 업에 합당하게, 태어날 때 타고나는 선천적인 번뇌를 말한다. 구생기번뇌(俱生起煩惱)라고도 한다. 구생기(俱生起)를 번역하여 선천적으로 일어남 또는 함께 생기는 것이라고도 한다. 또한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번뇌라는 뜻에서 임운기(任運起)라고도 하며, 이것을 번역하여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도 한다.
불교의 수행 단계를 크게 견도(見道)와 수도(修道)로 나눌 때, 두 번째의 수도위(修道位)에서 끊어지기 때문에 수혹(修惑) 또는 수소단(修所斷)이라고도 한다. 구생기에 대해, 사사(邪師: 잘못된 스승)나 사교(邪敎: 잘못된 가르침)에 의지하여, 또는 자신의 사사유(邪思惟: 잘못된 생각이나 논리 또는 추리)에 의지하여 후천적으로 일어나는 번뇌를 분별기(分別起)라고 한다. 분별기(分別起)의 한자어 문자 그대로의 뜻은 '분별하여 일어나는'이다. 분별기를 분별기번뇌(分別起煩惱)라고도 하며, 견도(見道)와 수도(修道) 중 첫 번째의 견도위(見道位)에서 끊어지기 때문에 견혹(見惑) 또는 견소단(見所斷)이라고도 한다. 분별기 · 구생기를 각각 분별기혹(分別起惑) · 구생기혹(俱生起惑)이라고도 하며, 통칭하여 2혹(二惑)이라 한다. 구생기혹을 줄여서 구생혹(俱生惑)이라고도 한다.[10]
부파불교와 대승불교 모두에서 근본번뇌(根本煩惱)로 정의하는 번뇌로는 탐(貪) · 진(瞋) · 만(慢) · 무명(無明, 癡) · 견(見, 不正見, 惡見) · 의(疑)의 6가지 번뇌가 있다. 이들 중에서 견 즉 부정견은 유신견(有身見, 薩迦耶見) · 변집견(邊執見) · 사견(邪見) · 견취(見取) · 계금취(戒禁取)의 5견(五見)으로 나뉜다. 따라서, 세부적으로는, 총 10가지의 근본번뇌, 즉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가 있게 되는데, 세친의 《대승오온론》 등에 따르면 이들 10가지의 번뇌들 중 뒤의 4가지 즉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가 분별기이며 나머지 6가지는 모두 구생기이기도 하고 분별기이기도 하다.
같이 보기
참고 문헌
- 곽철환 (2003). 《시공 불교사전》. 시공사 / 네이버 지식백과.
- 미륵 지음, 현장 한역, 강명희 번역 (K.614, T.1579). 《유가사지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570(15-465), T.1579(30-279).
- 세친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K.955, T.1558). 《아비달마구사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955(27-453), T.1558(29-1).
- 호법 등 지음, 현장 한역, 김묘주 번역 (K.614, T.1585). 《성유식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614(17-510), T.1585(31-1).
- 세친 지음, 현장 한역, 송성수 번역 (K.618, T.1612). 《대승오온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618(17-637), T.1612(31-848).
- 운허. 동국역경원 편집, 편집. 《불교 사전》.
- (영어) DDB. 《Digital Dictionary of Buddhism (電子佛教辭典)》. Edited by A. Charles Muller.
- (중국어) 미륵 조, 현장 한역 (T.1579).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대정신수대장경. T30, No. 1579. CBETA.
- (중국어) 佛門網. 《佛學辭典(불학사전)》.
- (중국어) 星雲. 《佛光大辭典(불광대사전)》 3판.
- (중국어) 세친 조, 현장 한역 (T.1612). 《대승오온론(大乘五蘊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12, CBETA.
- (중국어) 세친 조, 현장 한역 (T.1558).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 대정신수대장경. T29, No. 1558, CBETA.
- (중국어) 호법 등 지음, 현장 한역 (T.1585). 《성유식론(成唯識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585, CBETA.
각주
- ↑ 구글 CBETA 검색, "俱生惑". 2013년 5월 7일에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