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궁(天弓, 영어: Korean Medium-range Surface-to-Air Missile, KM-SAM)은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대한민국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이다. 개발 사업 명칭은 'KM-SAM'이었으며, 개발 중에는 철매-2(鐵鷹-2, 영어: Iron Hawk-2)로 불렸다. 1999년 사업이 시작되어 개발 초기에는 러시아의 S-400 지대공 미사일(9M96E)의 기술을 도입하였고 2011년12월 15일 개발이 완료되었다. 최고 36도 최저 영하 30도의 혹독한 환경과 악천후, 전자파 교란 상황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다.[2] S-400의 기술 도입으로 수직 사출발사 방식인 '콜드런치'가 적용되었으며,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에서 운용한다.
역사
기존의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로 운용 중인 미사일은 미국 레이시온사 호크 미사일과 나이키 미사일이 1950년대에 개발된 미사일 뿐이었다. 육군의 방공무기로 천마와 K-30 비호같은 시스템이 이미 개발되어 배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모두 육군의 야전 방공체계이며, 공군의 방공체계와는 구분된다. 이에 대한민국 공군은 호크 미사일 체계 대체용으로 사거리 40km급 중거리/중고도 방공 미사일을 개발하기로 하였다. 프로젝트 명은 호크(철매)를 대체한다는 의미로 '철매2'라 정하였다. 이 철매2라는 명칭 때문에 철매1이 별도로 있는 것으로 종종 오해 받으나 시작 단계부터 프로젝트명 자체가 철매2였다. 단 철매2는 개발프로젝트 명이며 미사일 체계 자체의 이름은 2011년에 ‘천궁’(天弓)으로 명명되었다.
1992년 노태우 정부는 노후화된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 지대공미사일(M-SAM) 도입사업'(SAM-X)을 추진하였다.
김영삼 정부 동안 러시아의 S-300과 미국의 패트리어트 사이에서 갈등하며 도입이 지연되었다.[3]
1998년 : 이러한 배경에서 김대중 정부는 자체 개발을 추진했다.[4] 이에 공군은 969억원을 투입해 프로젝트명 '철매-II 사업'의 개념연구와 탐색 개발을 시작했다.
1999년9월 29일 : 한국형 중거리 대공유도무기(KM-SAM)에 280만 달러의 로열티를 러시아에 지불해 일부 기술을 이전받았고, 세부적인 기능과 운용 방법은 한국 전장(戰場)에 맞게 설계하였다.
2000년10월 17일 : 군 일각에서는 자체 개발이 아닌 패트리어트 도입을 주장했으나 전장(戰場)이 좁은 한반도에서 북한 스커드 B/C 미사일의 비행시간이 6~8분에 불과해 요격이 매우 어렵고, 걸프전 당시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요격률이 매우 낮았으며, 미사일 요격능력을 가진 국산 중거리 대공미사일(KM-SAM)을 자체 개발 중이기 때문에 막대한 돈을 들여 패트리어트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사업 타당성 문제를 놓고 논란을 빚었다.[5]
2001년2월 23일 : 국방부는 2조원 규모의 차기 유도무기(SAM-X) 사업에 단독 참가한 미국 레이시온사가 향후 협상과정에서 합리적인 가격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를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국방부는 22일 이 사업이 무기연기될 경우 현재 개발중인 한국형 중거리 대공미사일(KM-SAM)로 기능을 대체,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패트리어트 미사일 제조업체인 미국의 레이시온사는 지난 99년 그리스가 도입한 가격보다 20∼30% 높은 가격을 제시해 반발을 사왔다.[6]
2002년 11월 : 액체추진 과학로켓인 KSR-Ⅲ의 비행자세 제어부의 주요핵심 부품을 국내최초로 국산화해 성공적으로 발사한 바 있다.
2003년 : 98년부터 6년간의 노력끝에 탄두와 표적과의 상대속도, 교차거리, 표적의 형태등에 따라 탄두의 기폭과 방향을 최적화시키는 지능형 근접신관을 탑재는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국방부로부터 '체계적용가' 판정을 획득하였다.
2004년 4월 : 가스사출·피스톤방식의 콜드런치·수직발사 체계를 러시아에 이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성공을 발표했다.
2005년 1월 6일 : 국방부는 대공방어망 구축에 필수적인 차기유도무기(SAM-X) 사업은 예산 확보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2005년4월 20일 : 2004년 12월, 국방부의 차기유도무기(SAM-X)사업이 백지화되면서 현재 사거리 40km의 호크 미사일과 180km의 나이키 미사일을 함께 대체하는 방공미사일을 군이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5년10월 6일 : 한·러 양국은 6일 모스크바에서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체계 상호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은 양국의 국내 승인 절차를 거쳐 2005년 안에 발효될 것으로 알려졌다.[7]
2005년독일의 중고 PAC-2 매각 제의를 검토한후, 독일 현지에서 PAC-2를 확인하게 되고 이로 인해 SAM-X 사업이 재점화되게 되었다. PAC-3가 아닌 PAC-2라는 비난이 있었지만, 2007년 독일과 1조 500억 원에 도입계약이 채결되게 되면서 최대 2조 5천 억까지만 예산을 마련할 수 있었던 한국으로써는 4조에 가까운 신품 PAC-3에 비해 매우 헐값에 구매하게 되었다. 이 PAC-2는 또한 국내에 반입되기 전 7600억원을 들여 개량해 PAC-3 conf-2 능력을 갖춘 상태로 반입되게 된다. 이러한 사업진행의 결과 나이키 미사일의 대체는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하고, 호크 미사일의 대체는 천궁으로 하는 투트랙 정책을 가지게 된다.
2006년 4월 : 철매-II 사업의 개념연구와 탐색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로서, 최첨단 다기능 레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항공 핵심부품인 소형위성발사체의 상단추력기 자세제어시스템 개발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2022년 1월 16일, 방위사업청은 UAE 두바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세이크 모함메드 빈 라쉬드 알 막툼UAE의 부통령 겸 총리 임석 하에 UAE TTI사가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와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10] 계약 규모는 35억 달러(약 4조1000억 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방산 수출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2022년 12월 5일, UAE로 수출된 천궁-2 미사일 1발이 현지에서 첫 실사격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11]
배치
2013년 천궁 블록-I 포대를 배치할 것이라고 알려져 기존의 호크 미사일 포대를 대체하게 되며 2016년 초 서북도서에 천궁 블록-I 포대가 실전배치되었다. 2017년 초에 천궁 지대공 미사일들이 최전방에 전력화가 완료되었다. 최전방의 10여개 포대이며 다른 호크 미사일들은 같은 전력으로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12] 2020년부터는 천궁-2가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13]
장비 구성
천궁의 1개 포대 구성은 목표수색과 미사일 유도를 담당하는 다기능 레이다(MFR)차량 1대와 포대를 지휘하는 교전통제소(ECS) 차량 1대, 8기의 발사관을 장착한 발사대 차량 4대로 구성된다. 1개 포대당 최대 32발까지 발사할 수 있다.[2][14]
천궁의 발사대는 러시아의 기술협력을 통하여 수직발사 방식인 콜드런칭(영어: cold launching) 방식으로 개발되었다. 수직발사 방식은 표적을 향하여 미사일 발사대를 회전시킬 필요가 없기에 즉응성이 뛰어나며, 콜드 런칭 방식은 이러한 수직발사시 지면 및 주변 장비에 대한 화염 및 폭풍 피해 및 반사 걱정이 없이 미사일을 일단 발사대 내부의 장비를 이용하여 10m 이상 위로 튀어오르게 한 다음 로켓을 점화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발사대에는 하나의 미사일이 탑재되며, 발사대는 그 자체가 미사일의 보호용 수납실 역할을 겸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1대의 발사차량이 8기의 발사관을 탑재하고 다니게 된다.
천궁의 다기능 레이더는 러시아의 기술 협력을 통하여 개발되었으며 하나의 레이더로 표적 탐색, 추적, 피아식별 등을 모두 할 수 있는 PESA 방식의 3차원 위상배열 X밴드 레이더이다. 레이더는 6개의 표적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으며[15], 한화 탈레스 김성태 전문연구원은 "철매 레이더의 가장 큰 특징은 호크 레이더에 비해 탐지거리가 4배 늘어났고,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표적 수는 40여 배가 늘어났다"며 "나눠져 있던 탐지ㆍ추적, 피아식별, 유도탄 유도기능까지 한 대에 탑재해 작전부대의 전개시간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16]
미사일 제원
천궁 미사일은 길이 4.61m, 직경 27.5cm이며 4장의 조종용 꼬리날개를 가지고 있다. 자주 비교대상이 되는 PAC-3나 9M98과 달리 고정형 카나드나 날개 등은 없다. 제어 방식은 조종용 꼬리날개 이외에 미사일 전방부에 있는 여러개의 측추력기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측추력기술 자체는 러시아로부터 기술 협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실제 작동방식은 러시아의 9M98 방식(추진제는 1개이며 마개로 막혀있는 여러개의 노즐을 준비해 두었다가 발사 직후 추젠제를 점화하는 동시에 추력이 필요한 방향의 마개만 제거하는 방식)보다는 미국의 PAC-3 방식과 유사하다. 즉 여러개의 측추력기에는 각각 별개의 추진제가 들어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발사 직후 필요한 방향의 추진제를 순간적으로 점화시켜 측추력을 얻는다. 이는 수직발사/콜드런칭 방식 미사일의 경우 초기 표적방향을 향한 선회를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이 방식은 발사 직후 1, 2초 동안 아직 미사일이 빠른속도로 가속되지 않았기에 조종날개만으로는 조종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측추력기로 일단 미사일을 표적 방향으로 돌려 놓은 다음 로켓을 점화한다. 이 측추력 방식은 수직으로 일단 발사된 후 가속하여 표적을 향해 선회하는 방식에 비하면 초기 선회를 저속에서 하므로 공기저항에 의한 운동에너지 손실이 없어 전체 비행 중 에너지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