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자훈(일본어: 熟字訓 주쿠지쿤(じゅくじくん)[*])은 일본어 특유의 한자 사용법으로 두 글자 이상의 한자숙어를 그 음으로 읽지 않고, 그 풀이에 해당하는 일본어 새김(뜻)으로 읽는 방법을 말한다. 숙자훈의 읽는 법은 개별 한자의 음이나 훈의 지식으로는 쉽게 추측할 수 없어서,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하여 특수한 의미를 형성하는 숙어(熟語)와도 공통점이 있다.
상용한자표[1]의 부표에는 숙자훈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 중 116종 123표기가 실려 있다.
일본어로 '내일'은 'あす'라고 하고, 한자로는 '明日(명일)'이라고 적는다. 그러나 '明(밝을 명)'과 '日(날 일)'에 'あす'라는 요소는 없으며, 'あす' 역시 'あ'와 'す'로 나눌 수 없다. 즉 '明=あ', '日=す'와 같이 분절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자로 된 단어라면 '明'과 '日'은 수식 내지는 피수식의 관계로 설명될 것이고, 각각의 한자가 조합되어 새로운 의미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숙자훈으로는 각각의 한자가 갖는 훈을 합쳐서 단어를 읽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자를 모아서 하나의 훈에 대응시켜 읽는다. 참고로 '明日'을 각각의 훈으로 읽으면 'あくるひ'가 된다.
자주 쓰이는 말에 숙자훈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훈에는 고유 일본어 뿐만이 아니라 외래어도 올 수 있다.
예를 들면 '煙草(연초)'를 'たばこ(타바코)'로 읽는 것이 있다. 다만 숙자훈에 쓰이는 한자 숙어는 한문 문법에 따라 작성되었을 것이 전제가 된다. 그렇기에 자음이나 자훈을 이용하면서도 한자 본래의 의미나 조어 구조를 무시한 채 고유어나 외래어에 한자를 대응시키는 아테지와는 다르다. 또한 한자 표기가 같아도 숙자훈과 음독이 다른 의미를 갖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今日(금일)'은 숙자훈인 'きょう'로 읽으면 '어느 특정한 날'을 가리키는 '오늘'이 되지만, 음독인 'こんにち'로 읽으면 '불특정한 긴 기간'을 가리키는 '오늘날'이 된다.
일반적으로 두 자나 세 자의 한자로 이루어진 단어로, 특수하게 읽는 단어라면 모두 숙자훈으로 생각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오해이다. 예를 들어 '玄人'와 '素人'는 각각 'くろうと'와 'しろうと'로 읽지만, 실제로는 '玄'은 'くろ', '素'는 'しろ', '人'은 'ひと'라는 독법이 있어서 분절이 가능하다. 즉 이러한 경우는 두 단어가 합쳐지면서 일어나는 ウ음편에 지나지 않는다.
숙자훈도 통상적인 훈독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사용(의훈, 義訓)으로 생긴 것이 관용적으로 정착하여 오늘날까지 쓰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에도 시대에 '閑話休題(한화휴제)'를 'それはさておき(그건 그렇다 치고)'로 훈독했던 것이 알려져 있지만 현대에는 정착해 있지 않다.
이것은 율령제의 정비 당시, 일본의 지명에 중국식의 한자 2자짜리 명칭을 붙일 때 본래의 고유어 지명과 동떨어진 한자 숙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ちかつあはうみ'에서 유래한 한자 표기가 붙은 '近江(근강, おうみ)'도 본래의 관계성이 명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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