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적으로 국회의장 선거에는 원내 다수당의 지명을 받은 의원이 단독으로 출마하고 만장일치에 가까운 득표로 당선되는데, 이 선거에서는 특이하게도 다수당인 민주정의당의 지명을 받은 채문식 의원 외에 한국국민당의 이만섭 의원 또한 출마를 선언하여 경합을 벌였다. 채문식 의원을 지명한 민주정의당이 원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제1야당인 민주한국당 역시 채문식 의원을 지지하기로 한 바 있어 이만섭 의원의 경쟁력은 없는 것으로 보여졌으나, 개표 결과 전체 한국국민당 소속 의원 25명보다 많은 34표를 획득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처럼 국회의장 선거에 1명보다 많은 후보가 출마한 것은 1965년 국회의장 선거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한, 국회의장 선거는 무기명 투표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누가 한 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여당 몫 국회부의장 선거에서 무효표로 분류된 표 중에는 "변절자"라고 써진 표가 있었다. 이는 야당 정치인으로 활동하다가 민주정의당으로 이적하고, 국회부의장 후보에까지 오른 윤길중 의원을 비판하는 의도로 추정된다.[1]
선거 제도
국회의 의장 및 부의장은 국회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되 만약 1차 투표 결과 재적 의원의 과반을 득표한 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실시하고, 2차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시 최고득표자와 차점자에 대하여 3차 결선 투표를 실시하되 이 경우 단순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하도록 되어있었다.
후보
국회의장 후보
민주정의당
민주정의당은 3월 30일 국회의장·부의장 후보 및 각 상임위 위원장 후보를 확정하고 4선의 채문식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지명되었다고 발표하였다.[2]
한국국민당
한국국민당은 국회의장은 다수당이 맡는다는 관례에 따라 민주정의당의 공식 후보인 채문식 의원을 지지할 계획이었으나, 이만섭 한국국민당 부총재가 선거 당일 아침 "민주적 정치 풍토 조성을 위해 의장 선거에 나선다"며 국회의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였다. 당과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깜짝 선언에 한국국민당은 예정대로 채문식 의원을 지지할지 이만섭 부총재를 지지할지 정하기 위해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하였으며, 의총 결과 김종철 총재의 뜻에 따라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유 투표를 하기로 하였다.[3]
국회부의장 후보
민주정의당
민주정의당은 3월 30일 국회의장·부의장 후보 및 각 상임위 위원장 후보를 확정하고 윤길중 의원이 국회부의장 후보로 지명되었다고 발표하였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