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반(아람어: ܠܰܒܰܢ히브리어: לָבָן, 현대 히브리어: Lavan, 티베리아 히브리어: Lāḇān, 희다)은 창세기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이사악의 부인 리브가의 오빠이며, 야곱의 삼촌이다. 딸 라헬과 결혼하기 위해 찾아온 야곱을 속여 14년 동안 일을 하도록 한 인물로 전해진다.
메소포타미아밧단 아람 지역에 거주한 것으로 묘사된다. 야곱의 자식들을 낳은 빌하와 질바에 대해 창세기는 별 말을 하고 있지 않지만, 랍비 문헌에서는 이들 역시 라반의 딸이었다고 적는다.[1]
성경에서
라반은 구약성경의 창세기 24장 29-60절에서 처음 등장한다. 여기서 라반은 브두엘의 아들로, 여동생 리브가의 오빠로 나온다. 아브라함은 아들 이사악을 가나안 여인이 아닌 자신의 친척 중 하나와 결혼시키고자 하였다. 아브라함의 종이 이사악의 부인을 찾아다니던 중 우물가에 서 있는 리브가를 만나고, 리브가는 집으로 뛰어가 가족에게 이 소식을 전한다. 라반과 브두엘은 아브라함의 종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야훼가 결정한 일은 따라야 한다며 리브가를 시집보낸다. 그로부터 20년 뒤, 리브가는 야곱을 낳는다.[2]
야곱이 장성한 후에 라반에게 간다. 야곱 역시 이사악의 뜻에 따라 가나안 여성이 아닌, 자신의 친족 중 하나랑 결혼을 할 계획이었으며 라반의 딸 중 하나와 결혼하고자 한다. 라반에게는 딸이 둘 있었는데, 큰딸은 레아였고 작은딸은 라헬이었다. 야곱은 라헬의 얼굴이 더 예쁘고 몸매가 더 아름다워서 더 좋아하였다. 그래서 그는 칠 년 동안 라반에게 일을 해드릴 터이니 라헬을 아내로 달라고 청하였다.[3]
라반은 딸을 다른 사람에게 줄 바에는 야곱에게 주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이를 허락한다. 7년 뒤 야곱은 라반에게 라헬을 아내로 달라고 하고, 결혼식 날 밤 거사를 치루었는데 다음날 아침 보니 레아였다. 이에 야곱은 라반에게 항의하였는데 라반은 "우리 고장에서는 작은딸을 큰딸보다 먼저 시집 보내는 법이 없네."라며 야곱에게 부탁하였다. 라반은 야곱에게 레아와 일주일을 더 동침할 것을 요구하고, 그 뒤 7년을 다시 일을 해 주면 라헬도 아내로 주겠다고 한다. 야곱은 라반의 요구를 다 이행해, 마침내 라헬도 아내로 거느리게 되었다. 레아와 더불어 몸종 질바를, 라헬과 더불어 몸종 빌하를 얻기도 했다.[3]
야곱이 레아와 라할, 질바와 빌하와 더불어 르우벤에서 요셉까지 열두 아들을 낳은 뒤 라반을 떠나 고향으로 돌려보내줄 것을 간청한다. 야곱은 꾀를 써서 라반이 가진 양과 염소들 중 좋은 종자의 것들을 자신의 몫으로 가져간다. 이후 야곱은 라반의 품을 떠나 도망쳐나온다. 이 때 라헬이 라반의 드라빔을 훔쳐 나오는데, 라반은 쫓아와 드라빔을 돌려달라고 하지만 라헬의 꾀로 돌려받지 못한다. 라반과 야곱은 돌무더기를 세워 라반은 아람어로 여갈사하두다, 야곱은 히브리어로 갈르엣이라 불렀다. 이 돌무더기를 증표삼아 야곱은 라반의 딸들을 구박하거나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또한 라반과 야곱은 돌무더기를 건너 서로를 공격하지 못한다는 맹세를 세운다. 갈르엣은 길르앗과 같은 장소로 여겨진다.[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