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라 : 영화 《125 전승철》(각본), 영화 《산다》(각색/제작지원), 영화 《눈길》(각본), KBS2 드라마스페셜 《태권, 도를 좋아하십니까》(집필), KBS2 드라마스페셜 《저어새, 날아가다》(집필), KBS2 드라마스페셜 《상권이》(집필), KBS2 드라마스페셜 《연우의 여름》(집필), KBS2 수목드라마 《비밀》(공동집필), KBS2 드라마스페셜 《18세》(집필), KBS2 3.1절 특선드라마 《눈길》(집필),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집필) 등 집필
등장인물
주요 인물
고현정 : 정희주 역 - 성공한 화가이자 에세이 작가. 태림병원/학교법인 일가의 며느리 우재의 내연녀
희주에게 가장 좋은 시절은 늘, 바로 ‘지금’이다.
희주는 ‘지금 놓치기 쉬운 행복’을 그리는 화가이다.
언뜻 서툴러 보이지만, 솔직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인물과 일상을 그린다. 그녀의 작품에 위로를 느낀 팬들이 늘면서 에세이까지 출판한 인기 작가. 과거의 것들과 결별할수록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왔다고, 희주는 생각한다.
가난했던 청춘은 끔찍했다.
그러기에 젊음이 부럽지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태림병원에서 현성을 만났다.
결혼 후 행복하고 여유있는 삶이 시작됐지만, 두 아이의 엄마로 한 남자의 아내로, 시간은 무의미하게 흘러갔다.
그러다 가난마저도 빛나는 장식품으로 보이게 만드는 한 '여자'를 만나며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다.
보풀이 잔뜩 인 낡은 녹색 코트를 세 계절 내내 입는 여자.
희주 딸아이의 중학교 기간제 미술교사로 별명은 ‘미미(미친 미술 교사)’다.
해원의 과거는 가난했지만 불행하지 않았다.
어디서나 당당했고 품이 넓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희주와의 만남은 큰 생채기를 남겼다.
치열함 조차 빛났던 젊음은 빛을 잃었고, 해원은 작가의 길 대신 계약직 미술교사로 전전한다.
대충 먹고 대충 자다보니 몸도 망가져갔다.
수업을 하면 쉬이 지쳐 이제는 미술에 대한 관심도 잃어버렸다.
그런데… 그런 해원의 눈길을 잡아끄는 그림이 있었다.
해원은 그 그림에서 예상치 못한 이름을 발견한다.
정희주. 희주의 이름을 되뇌는 순간, 해원은 오래전 느꼈던 날카로운 통증을 또다시 느낀다.
잊었다고 생각한 것은 해원의 오만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곪아터지는 상처도 있다. 우재의 아내
천재 조각가였던 아버지의 뒤를 따라 조소과에 진학했지만 재능보다는 외모가 이슈였다.
늘 무언가 결핍되어 있는 모습에 매력을 느낀 여학생들이 많이 따랐다.
자유로운 영혼은 행색일 뿐, 극도로 외로운 사람.
아버지와 같은 재능이 없어 늘 불안하고 그 불안을 숨기려 더 거칠게 행동했고, 세상의 불행을 저 혼자 짊어진 것처럼 음울한 기운을 풍겼다.
낡고 더럽고 아픈 것들을 어루만지는 해원의 그림을 우재는 사랑했다. 해원의 남편
태림여중에 이어 곧 예고로 전환될 태림여고가 소속된
태림학원 법인의 대표이사.
온화한 성품, 누구에게나 상냥한 말투의 ‘좋은’ 사람이다.
집안의 후광으로 능력에 비해 많은 것을 얻었기에 현재에 만족하려고 노력한다. 지금의 자리 역시 현성의 능력이 아닌 집안의 후광으로 어머니가 만들어준 것이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욕심을 내고 제 손으로 성취한 것이 희주와의 결혼이었다.
쓸데없는 분노나 체념 대신 ‘지금’을 버텨내는 희주의 강인함이 좋았다.
항상 지금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희주를 보며 현성도 함께 성장했다.
물론 그들에게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시간을 겪어내고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다.
현성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이상적인 가정.
그러니 현성은 이 가정을 어떻게든 지켜낼 생각이다.
수완 좋은 장사꾼으로 지금의 태림재단을 있게 한 장본인.
아들 현성에게 집착이 크다. 생전 처음으로 반항하는 아들과 연을 끊을 순 없어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희주를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아들을 뺏긴 대신 손자 호수를 독차지해 여생을 즐기며 살고 싶다.
누구보다 희주를 옥죄는 사람.
물리치료사가 된 것은 누나를 위해서였다.
어릴 때부터 몸을 써 성한 곳이 없던 누나를 도울 수 있는 일이라 여긴 것이다. 혹시나 누나에게 누가 될까 싶어 있는 듯 없는 듯,
숨죽이며 사는 속 깊은 남자. 사려 깊은 성격 덕에 담당하는 환자들의 마음도 어루만질 줄 안다.
아픔에 무신경하기로 작정한 것 같은 해원을 치료하면서 자꾸 마음이 쓰인다.
희주의 속내를 꿰뚫고 있는 듯한 눈빛, 희주를 불편하게 하는 존재.
동생보다 똑똑하다는 이유로,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오직 아들밖에 모르는 엄마를 외면하며 공부에 매진, 의대에 진학했다.
현성이 아닌 자신이 영선의 자리를 이을 거라는 확신으로 헌신을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