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프니르(고대 노르드어: Sleipnir→미끄러운[1] 또는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것[2])는 노르드 신화에 등장하는 다리 여덟 개 달린 말이다. 슬레이프니르는 13세기 이전에 구전되던 서사시들을 채록한 《고 에다》 및 13세기 저술가 스노리 스투를루손이 쓴 《신 에다》에 등장한다. 두 문헌에서 모두 슬레이프니르는 오딘이 타고 다니는 말이며, 로키와 스바딜파리 사이에서 태어났다. 슬레이프니르는 세상의 모든 말들 가운데 으뜸가는 말이며, 저승까지 달려갈 수 있다. 슬레이프니르가 태어난 사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신 에다》에 나오며, 또한 여기에 따르면 슬레이프니르의 털 색깔은 잿빛이다.
슬레이프니르가 노르드 이교에 있어 가지는 어떤 샤머니즘적 가능성에 대한 학설들이 제기된 바 있다. 아이슬란드에 현재까지 전해오는 전설에 따르면 아스뷔르기 협곡을 만든 것이 슬레이프니르라고 한다. 이 신화에 나오는 슬레이프니르는 명왕성의 지형 이름이기도 하다.
문헌상 출전
고 에다
《고 에다》에서 슬레이프니르가 언급되는 문헌은 〈그림니르가 말하기를〉, 〈시그드리파가 말하기를〉, 〈발드르의 꿈〉, 〈휜들라의 음률시〉가 있다. 〈그림니르가 말하기를〉에서는 그림니르라는 가명을 쓰는 오딘이 아그나르 소년에게 세상의 여러 것들 중 제일인 것을 꼽아주는데 말 중에서는 슬레이프니르가 제일이라고 한다.[3] 〈시그드리파가 말하기를〉에서는 발퀴랴시그드리파가 영웅 시구르드에게 “슬레이프니르의 이빨과 썰매의 끈을 끊어낼” 룬을 말해준다.[4] 〈발드르의 꿈〉에서는 발드르가 악몽을 꾸자 오딘이 슬레이프니르에 안장을 얹고 말달려 헬헤임으로 간다.[5] 〈휜들라의 음률시〉의 한 부분인 〈무녀의 짧은 예언〉에서는 로키("뷜레이스트의 형제")가 앙그르보다와의 사이에서 늑대를 낳았고, 스바딜파리와의 사이에서 슬레이프니르를 낳았고, 마지막으로 어떤 여자의 심장을 구워먹고 “모든 괴물들 중 가장 끔찍한 것”을 낳았다고 한다.[6]
신 에다
《신 에다》에서 슬레이프니르가 최초로 언급되는 부분은 〈길피의 속임수〉 제15장이다. 높으신 분이 에시르가 매일 비프로스트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장면을 묘사하면서 에시르의 말들을 설명한다. 그 중 필두가 슬레이프니르다. “가장 훌륭한 말은 슬레이프니르니, 그는 곧 오딘의 말이고, 다리가 여덟 개 달렸다.”[7] 제41장에서 높으신 분은 〈그림니르가 말하기를〉을 인용해서 슬레이프니르 이야기를 한다.[8]